조회 수 1320 추천 수 4 댓글 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무한문답

 

1: 검은 장막을 사이에 둔 채

대화를 하는게 무슨 의미오?

 

2: 검은 것은 검게 물들어 보이지 않을 것이고

남은 무언가가 떠오르기 때문이오.

 

1: 아니라오. 그것은 자네가 원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오.

검은 장막을 치우지 않는 이상

 

당신이 바라는 빛은 보이지 않을 것이오.

이 장막은 당신의 모습마저 왜곡할 것이오.

 

2: 그것이야말로 거짓이오, 당신은 갈비뼈 속에

심장이 진정으로 무슨색깔인지 알아낼 수 없어서

 

그것을 그저 있는 그대로 붉다고 믿어버리고

오히려 사실을 보는 안경을 집어던진 것이오.

 

아무리 빛을 밝혀도 그대가 시각에만 의존한다면

장막을 치우나 안치우나 붉은색일 뿐

 

결코 무지개를 볼 수 없을 것이오.

 

1: 웃기는 소리마시오. 가려진 진실을 어찌 진실이라고

할 수 있소. 그것은 마치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자신 홀로 자신을 인식하고 살아간다 말이라오.

인간이라는 단어 뜻을 망각한 채

 

세상안에서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고

그안에서 꿈을 꾸는거나 마찬가지오!

 

2: 그대야말로 원시 근시 난시가 뒤섞인채

동공이 열린채 꿈을 꾸는게 아니오?

 

눈앞에 있는 진실을 그저 나누기만 한다면

그대 또한 백일몽에 지나지 않소이다!

 

 

*1과 2는 시의 본문이 아니며 본인의 편의상  두 시의 화자를 나눈 것이다. 

 

 

-사실 다른 사람의 시를 감상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아마추어의 시의 경우 따로 시에 대한 해석이 없기 때문에 막연하게 추측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시의 감상 글을 남기기에 앞서 내 주관적 시선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에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이 시에서는 두 사람이 대화를 하고 있다. 한 사람은 직관적으로 보이는 진실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검은 장막을 사이에 두지 않는 대화이며 여과가 없음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또 다른 한사람은 직관이 아닌 내면으로부터의 진실을 주장하고 있다. 그것은 모두를 지워버리고 남은 것이며 유일한 것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진실이란 무엇인가. 주관적 견해로는 진실은 없다는 것이다. 이 시를 쓴 시인은 결론을 ‘없다.’ 라고 내렸다. 이 없다는 말이 나와 같은 진실이 없다는 것인지, 진실의 정의에 대한 정답이 없다는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

 

진실이란 무엇인가. 거짓 없는 사실인가? 살아가면서 우리가 믿어왔던 진실은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거짓 없는 사실인가? 진실은 없다. 내가 이 사물을 보고 색을 느꼈을 때 그것이 과연 내가 느낀 것과 같은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저 다수의 사람이 같게 느낀다고 그것에 거짓이 없는가? 혹여 그것에 거짓이 없다고 해도 그것이 나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해졌을 때 내에게 정보를 얻은 사람은 그 정보에 거짓이 없는지 알 수 없다. 단지 인간 간에 신뢰만 있을 뿐이다.

 

 

사실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전자의 사람은 여과 없는 진실을 말하고 있으며 후자는 여과함으로서의 진실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둘 모두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전자의 사람은 여과함으로서 왜곡될 것을 걱정하며 후자의 사람은 여과함으로서 왜곡을 없애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결국 방법론의 논쟁일 뿐 근본적인 것은 같은 것이다.

 

반대로 근본적으로 내 생각은 다르다. 사람이 보고 듣고 맡고 느끼는 것은 결국 수용기관에 의해 왜곡 되어 들어온다. 진실이란 무엇인가? 단지 거짓이 없는 것이 진실인가?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진실인가? 아무도 알 수 없다. 진실은 없다. 그저 전해져 생기는 단순한 것일 뿐 그것을 진실로 인정하느냐는 개인의 감각기관에 대한, 서로에 대한 신뢰의 문제일 뿐.

 

진실은 없다.

?
  • profile
    윤주[尹主] 2011.01.13 09:07

     예스맨님은 시게 비평 전담하시나요 ㅎㅎ

     레인샤워 님 시를 처음 보는 거긴 한데, 비평을 놓고 보니까 예스맨님 하시는 말씀이 맞는 것같단 생각만 드네요;; 레인샤워 님 반응이 기대됩니다^^;

  • profile
    Yes-Man 2011.01.13 09:12

    이건 비평이 아니에여.ㅋㅋ 그냥 이 시 읽고 쓴 감상문임.ㅋㅋ

  • ?
    RainShower 2011.01.13 09:26

    개인적으로 진실은 있지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시감상은 잘봤습니다... 하하하... 뭔가 너무도 해석이 깔끔해서.. 고맙고..

     

    전 좀 더, 저 2명 화자의 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익명성이죠. 우리는 가끔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으므로써 더 신랄하게 말 할수 있는 것처럼요.

     

    좋은 감상 잘 읽었습니다...

     

    뭔가 시를 쓴 사람을 기쁘게 하는 감상평이었습니다.

  • profile
    Yes-Man 2011.01.13 09:38

    근데 뭐랄까 문학쪽으로만 오면 서로 존댓말하게 됨.ㅋㅋ

     

    걍 편하게 반말합시다.ㅋㅋ

  • ?
    乾天HaNeuL 2011.01.17 02:35

    감상이군. ㅋㅋㅋㅋ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2531 판타지 소설 '대왕전설' Alex 2011.08.03 1466 0
2530 애니메이션 Roy 2008.02.29 1451 6
2529 '푸른 여름에' 소개. 4 乾天HaNeuL 2011.01.09 1451 0
2528 <오로지 그녀뿐인 세상> 연재광고 2 윤주[尹主] 2011.01.22 1429 0
2527 작품 예고 3 乾天HaNeuL 2011.01.07 1426 0
2526 발큐리아! 6화 2 윤주[尹主] 2012.05.28 1424 0
2525 배신자들의 무덤 연재홍보 2 크리켓 2011.01.21 1410 0
2524 애니메이션 카르고의날개 2008.02.27 1382 7
2523 이방인 4/8 2 ㄴㅏㄹㅏㅣ 2012.07.05 1376 1
2522 다섯번째 밤과 세번째 새벽 사이 3 SinJ-★ 2012.07.03 1368 1
2521 Kakotopia : The God-Given Curse 홍보... negotiator 2008.01.21 1364 0
2520 Destiny * 운명의 일곱 가지 갈가마스터 2007.05.27 1356 5
2519 [해적] 갈가마스터 2005.05.25 1342 2
2518 Le Comte de Vergnette 하코 2007.07.20 1332 4
2517 <시크릿Secret>, 그 두 번째 소개!! 윤주[尹主] 2011.03.09 1328 0
2516 11차 미션 비평글 ; 그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3 윤주[尹主] 2011.10.14 1325 0
2515 The Daybreak RainShower 2008.01.21 1321 0
» 레인샤워의 시 '무한문답'에 대한 감상 5 Yes-Man 2011.01.13 1320 4
2513 하림의 세계 1 3 ㄴㅏㄹㅏㅣ 2012.07.04 1316 2
2512 「Prisoner Princess」 갈가마스터 2006.06.21 1314 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0 Next
/ 130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