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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재구성하고 표현해내는 힘, 작가가 가진 능력을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저렇게 이야기할 수 있지 않나 합니다.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 '세계관'이라고 합니다만, 판타지나 SF등 환상계열의 글들에 있어서 '세계관'이란 말은 소설 상의 주인공들의 무대, 혹은 그 무대의 연장선에 놓인 모든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세계관의 중요도가 날로 높아만 가다보니, 독특한 세계관이 그 작가의 능력을 어느 정도 입증해 주는 요소처럼 되 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판타지란 이런 거야'라는 고정관념 속에 담긴 부정적 느낌을 회피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보긴 합니다만...오히려 정통 판타지가 더 드물게 되고, 가치를 인정받는 걸 보면 우습기도 합니다.


 


연등이 님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만들기보단, 세계를 표현하는 데 초점을 두신 듯 합니다. <빛의 실루엣>은 그야말로 중세 분위기에 오랜 시간을 들여 주문을 시전해 완성하는 마법사와 검사, 오크들이 등장하는 정통 판타지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예 상단과 이를 호위하는 용병단. 특히 슈린츠라는 반항적인 노예 아이와 마엘이라는 용병단장. 이 두 사람을 따라가면서 작가는 매우 차분하게 시선을 옮겨갑니다. 매 회마다 주위의 풍경과 등장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그림처럼 그려지며, 등장인물들의 복장이나 무장 따위도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묘사되죠. 그야말로 정석적이다 할 정도로 빈틈없는 묘사입니다.


이러한 묘사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은, 아마도 짜임새 있는 세계관에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기존 세계관을 연등이 님께서 고치신 건지, 아니면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다 쓴 건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세밀한 것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의 복장 하나하나, 오크들의 무장이나 전투 습성, 뿔피리를 불며 지나가는 여행자들의 풍습, 마법사와 용병, 신관의 상성이라던가 사소하지만 이발사의 채혈 풍습까지. 모든 것이 총망라된 백과사전을 펼쳐놓고 가져다쓰는 것으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특이하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구도가 잘 짜여진 개성있는 인물들, 잘 짜여진 세계관, 이를 뒷받침하는 작가의 서술력. 거의 모든 필요 조건이 <빛의 실루엣> 안에 포함되어 있지 않나 합니다.


 


단점이 있다고 한다면, 연재 속도일까요. 최근에 연재하기 시작하신 부분부터는 꾸준히 올리실지 모르겠지만, 1월 4일까지 총 6화를 올리시고 12월부터 연재를 재개하신 터라서, 내용 전개가 빠른 건지 느린 건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니, 그보다 먼저 이런 소개글을 올릴 정도로 분량이 올라왔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어쨌거나 연등이 님의 <빛의 실루엣>은, 제게 있어선 글을 쓰는 본연의 자세를 환기시켜주었다고 할 수 있겠죠. 개개의 사물에 적합한 단어 하나하나를 발견하고자 한 플로베르의 자세, 항상 어떤 것에건 화려함이나 독특함보다 표현력 같은 기초 체력이 중요하다는 진리. 과연 이런 본격적인 마음가짐을 제가 받아들이고 몰입할 수 있는지는 그 다음 문제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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