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8 06:56

Neptunus Story

조회 수 1648 추천 수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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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ptunus Story

 

 

 

 

 

 -대회의-

 

 

 

 

 

 옛날 시대의 임금들은 높은 첨탑 위의 옥석으로 만든 의자를 놓고 앉았다지? 황금으로 만든 관을 머리에 얹고선. 바솔로뮤가 눅진한 가래침을 타악 내뱉으면서 웅얼거렸다. 건방지게 한 손은 호주머니에 떠억 찔러놓고 걷는 본새가 영 씁쓸했다. 이 옘병할 빌딩엔 발도 들이지 않겠다고 했는데. 희대의 사기꾼 같은 그의 머릿속이 복잡했다.

 모함에 지어져 있는 대개의 건물들은 그리 높을 수가 없다. 하늘을 가로 막은 돔이 있기도 하거니와 안 그래도 넓은데, 굳이 늘릴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넵튜너스의 건축물들이 지닌 불문율이 통하지 않는 하나의 건물이 있으니, 그게 바로 사령탑이었다. 애초에 둠 위로 튀어 나가는 기둥처럼 쌓아올려진 데다가 대리석이나 시멘트로 덧칠한 다른 것들과는 차원이 다르게도 철판으로 시큼하게 도배를 해 놓은 모양이다. 그것도 거주구역 맨 뒤에 떡하니 세워져 있으니 고대에서 말하기론 바벨탑 쯤 될 것 이다. 신이 노해서 박살을 놓은 전설의 돌탑은 그렇다 하더라도 쇳덩이로 이어붙인 이 고상한 철탑은 쉬이 무너질 만한 꺼리가 없다. 괜히 각 잡는다고 쇳덩일 붙인 게 아니라, 이름도 요란법석한 장갑을 겹겹이 미터 단위로 둘러놓은 것이라 핵미사일이 날아 오더래도 끄떡없는 건 두말 할 것도 없고 고대에서 한창 쓰였던 텡스턴 미사일에 맞아도 열댓 방은 버틸 만큼 튼튼했다. 이 철옹성에 들어가지 못 하는 이들은 시기 반 부러움 반으로 그 안에서 무슨 꿍꿍이가 진행될지 막막히 술안주꺼리 삼을 뿐인데, 이 휘청거리기가 한 폭의 춤 같은 바솔로뮤 선생은 지독히도 내막을 알고 있었다. 맨 윗층인 132층에는 최 통수권자가 거만하게 은으로 도배가 된 선장실을 독차지하고 있겠다. 지금은 흰 수염 덥수룩한 너구리 양반이 광 낸 가죽구두에 각이 선명하게 접힌 제복을 입고 담배 한 대 꼬나물고 있을 것이고, 앞으로는 또 어느 위인이 인류 최상위 권력의 정점을 맛보게 될 자리인 것이다. 그 아래층에는 B.T.L.S의 간부들이 원탁을 놓고는 보나마나한 소일거리들로 떠드는 회의실이 있고, 그 바로 옆에는 집단을 막론하고 각 분야별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서 한 척의 대단한 배를 통제하는 관제실이 있었다. 바솔로뮤도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그 황황한 장식이며 기계들은 분명히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야기시킬 만한 놈들이므로 여태 이 대단한 고대의 유물이 우주로 날아오르지 못했을 터이다. 본디 그 용력이 아니겠으나, 어찌 쓰이다 보니 이 철탑은 조금씩 활용법이 달라졌다. 그 예로 100층에 모여 있는 각 대표들의 개인실이 그것이다. 보아하니 넵튜너스의 접대 홀이나 숙객 시설 즈음 되는 방인데, 이제는 한화의 회장이나 헤르메스의 가주, B.T.L.S 대표의 전용 룸이 되어 있었다. 물론 그 세 방은 도청은 커녕 침입도 불가능했다. 심지어 그 방을 이용하는 본인들도 그게 무슨 기술인지 알 도리가 없다고 그 천재 아이작 로버트 주니어 까지 시인해 버리니, 무지한 이들은 그러려니 할 뿐이다.

 적어도 이 첨탑에 출입이 가능한 신분이라면 95층까지는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이용이 가능하고, 모든 층을 2분 안에 오르내릴 수 있는 고속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권한을 가지게 되지만 그 중에서도 몇몇 패밀리만이 96층부터 출입할 수 있다. 바솔로뮤가 바로 그런 부류의 패밀리였다. 헤르메스를 움직이는 11명이라는 닉네임은 상당히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그것이다.

고속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자, 짧은 스커트에 허리도 잘록하니 수컷으로써 본능을 꿈질대게 만드는 아가씨가 서 있었다. 사실 이 기기를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패스카드는 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단 한 명의 담당인원이 손님을 안내 겸 기기작동도 겸하게 되었다. 그러나 본디 수컷이라는 족속들이 그렇듯 안내하는 사람이 예쁘면 마음이 흡족하고 거기에 이성이면 기쁘기가 한량이 있을까 하는 심보가 그래도 반영되어 미모의 아가씨가 늘 엘리베이터 안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지친 해적도 예전이라면 이 출중한 외모의 여직원들에게 한 번씩 추파를 던질 법도 했으나, 오늘은 분명 눈에 익숙한 그녀의 얼굴이라 한마디 인사말도 잊었다.

 “오즈?”

 “납치범?”

 둘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번 문이 닫힌 엘리베이터는 쉬이 열리지 않고, 이놈 역시 장갑으로 떡칠을 한 탓에 사람 힘으로 열 수 있을 리 만무하다. 더군다나 바로 위에는 감시카메라가 눈에 불을 키고 있으니 경솔하게 움직이는 것도 경솔한 생각이다. 둘은 서로 마음이 통한 듯 보였다.

 “대체 왜 여기 있는 거야? 아가씨.”

 “왜긴! 내 직장이니까요.”

 “해적이? 사령탑에? 농담도!”

 오즈의 얼굴에 사람 하나가 지나가는 듯 보이는 것이, 짚이는 게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씹어뱉듯이 “이 빌어먹을 파파보이가!” 하고 욕지거리를 대뜸 내는 게 아닌가. 또 망망대해에서 안 해본 게 없다고 치면 손에 꼽을 양반이 이 다크서클 짙은 인물이라 금세 속사정을 어림할 수 있었다.

 “그 애송이를 버리고 도망쳤군?!”

 “그런 것도 얘기 하던가요?”

 이제 그녀는 당장에 어깨 넓은 얼간이를 만나면, 그 넓은 쇄골을 뽑아버릴 기세였다. 새삼 그 순둥이 같은 남정네가 안쓰러워 손 사레를 쳤다.

 “아니아니, 모진 걸 많이 보게 되면 눈치가 좀 빨라지거든.”

 “쓸 데라곤 없는 거만 느셨네요. 바솔로뮤 선생.”

  움찔하며, “날 알어?” 손으로 얼굴을 가리켰다.

 “그럼요, 왕년의 해적인데. 처음에는 당황해 알아챌 겨를이 없었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이었거든요. 특히 그 진한 다크서클!”

 “그래? 난 자넬 본 기억이 없는데? 그런데 왜 60층을 누르는 거야?”

 묻지도 않고 카지노가 있는 60층의 버튼을 아가씨가 눌렀다. 그리고는 “어머, 당연히 카지노 가실 줄 알았는데요? 저도 실물로 본 건 그 때가 처음이었어요.”

 다시 한 번 버튼을 누르자, 초록색으로 60이라는 숫자에 들어온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99가 쓰여 있는 버튼을 눌렀다. 곧 삑삑대는 새소리가 몇 번 울리고, 감시카메라가 그 자리에서 사람을 판별해 ok 사인을 주었다. 빛이 초록색으로 명랑하게 들어왔다.

 “와! 95층 이상 올라갈 수 있어요? 대단하신데요. 물론 전부터 유명하긴 했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벽에 등허리를 붙인 채 다리에 힘을 풀어 영락없는 허수아비 꼴이 되어서는 고개를 흔들었다.

 “좋을 거 없어. 귀찮기만 무지막지하다고.”

 오즈의 얼굴이 단번에 흙색이 되었다.

 “설마, 저 때문에 그 노친네가 전쟁이라도 일으키는 거예요?”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는 아가씨를 보며, 바솔로뮤는 푸욱 한 숨을 내쉬었다. 그래, 그런 고깝고 짜증날 법한 문제였으면 차라리 내가 엮이진 않았을 테지. 얼간이 같은 군인 놈들이나 개고생을 하면 내 속도 적잖이 시원하고 좀 좋아. 제법 똘똘할 것 같은 인상도 이젠 신통치 못했다.

 “자기 얼굴에 너무 자신이 있는 거 아니야? 아저씨는 알렉스의 아들이라고. 전설의 작은 전설 즈음 되는 인간이 겨우 아들 여자 하나 때문에 전 인류랑 전쟁을 벌일 거 같아?”

 저가 생각하기에도 심한 상상이었는지, 귀까지 달아올라서는 흐흥 하는 콧소릴 냈다. 그러나 더 얘길 나누기도 전에 깨작대는 듯한 종소리가 몇 번 울리며, 99층의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를 나서며 바솔로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내가 일을 마칠 때 까진 도망쳐 두는 게 좋을 꺼야. 나한테도 중요한 게 걸렸거든, 아가씨 목에.”

 “그걸 왜 내 목에 거셨을라나.”

 그리곤 문이 닫혔다.

 99층은 페인트칠을 다 해놓은 상태였다. 사령탑은 1층부터 132층까지 원래 전혀 색을 덧칠하지 않았었다. 그건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전쟁이 터졌을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말해주기도 했지만, 전시는 끝나지 않았음을 고하는 일종의 경고 같은 의미를 품고 있었다. 그러나 99층은 그 중에 예외로 쳐졌다. 왜냐하면, 만약에 있을 가이아 외의 인류를 위해 준비한 접견실이기 때문이다. 전쟁터에 딱 하나 세워 놓은 평화의 창문 정도였다. 그러나 긴 세월 인류는 다른 인류와 접할 기회를 갖지 못 했고, 결국 이 백색의 공간은 넵튜너스 내부에서 가지는 화합의 장소가 되었다. 바로 오늘과 같은 세력을 막론한 대 회의실이 필요할 때 개방되는 곳으로써.

 복도는 그리 길지 않았고, 창문 같은 것은 일절 없었지만, 공기는 맑고 쾌적했다. 그리고 끝자락에 대회의실로 통하는 큼지막한 대리석 색 철문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윤기 흐르는 돌문이겠으나, 그 안은 역시나 장갑으로 붙여 만든 철문이었다. 문 안으로 들어서자, 800석은 됨직한 거대한 원형 회의실이 나타났다. 가운데를 볼 수 있게 원형으로 되어 있으며, 뒤로 갈수록 한층 한층 높아져 맨 뒷자리에 있는 이도 가운데의 홀을 볼 수 있었다. 가장 가운데에는 고급 소나무 원목을 깎아서 만든 단상이 있었으며, 그 위에는 붉은 색으로 모란이 수놓인 천이 장식되어 있었다. 이미 푹신한 800석의 의자는 반 정도 차 있었는데, 시간으로 치자면 썩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참석해 있다는 말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분명히 단상에는 너구리 같은 프란츠 드 니로가 올라설 것이며, 속으로 이를 부득부득 갈아 댈 아이작 로버트 주니어가 가장 앞자리 상석에 앉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는 지각하는 걸 즐기는 성격이라, 늦게 회의장에 도착하는 것으로써 프란츠를 약올릴 속셈인지도 몰랐다. 그와는 별개로 그다지 욕심이 적은 편이라 할 만한 헤르메스의 가주청년 리 류엔은 이미 도착해서 아이작의 자리를 비워 두고 그 다음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아! 바솔로뮤 선생님!”

 “아..”

 리 류엔은 모르겠으나, 바솔로뮤는 이 바른생활 청년이 몹시 거북했다. 익숙하지 않은 고 아시아 어를 즐겨 쓰는 어법이나, 항상 솔선수범하는 생활태도까지 그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어쩌면 진심으로는 그런 윗사람을 부러워할는지도 모르겠으나, 마주치면 영 껄끄러워 함께 자리하기가 힘이 들 정도였다.

 “여기 앉으시죠.”

 보이지 않는 듯한 가는 테를 치켜세우며, 환히 웃는 앳된 가주가 자리를 내어주었지만, 전 해적은 애써 고개를 도리질 쳤다. 그리고 혹시 올지 모르는 다음번에는 기필코 이 인간의 눈에 띄지 않게 나타날 것을 맹세했다.

 "저 같은 놈이 이런 상석에 앉으면 곤란하죠. 자자, 소인은 말석으로 가겠나이다.“

 그나마 그에 어울리는 야들한 태도로 뒷자리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영 속내가 불편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해적이라면 이를 가는 한화의 수뇌부나 자기와 지나치게 친해 살인을 저지르지 않고는 베길 수가 없는 지기인 B.T.L.S의 간부들도 득실거리는 이곳은 사실상 위험한 곳이었다.

 때마침,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넵튜너스의 왕. 프란츠 드 니로가 회의실로 들어섰다.

 

 

 

 

 

 

 

 

 텡스턴 미사일 : 미국이 연구하고 있는 위성병기의 발전형. 광속 이상으로 쏘아내는 텅스텐 막대기 수백개가 내장된 미사일은 상대 전함의 측면으로 다가가 핵미사일의 수백배에 달하는 위력을 지닌 막대기를 쏜다. 고대에서부터 현재까지 기록으로 남아 있는 유명한 병기들 중 하나.

 

 

 

 

 헤헤

 

 

갈가님 왜 안씀?!

?
  • ?
    乾天HaNeuL 2011.01.28 07:29

    좋아. 갈가님 버리자.... ㅡ,.ㅡ

  • profile
    SinJ-★ 2011.01.29 09:40

    흑 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profile
    갈가마스터 2011.01.30 10:08

    아 씡 ㅜㅜ 쓰고 싶은데... 사실 잘 안 써져서 미침. 머리 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묘사가 안됨 ㅜㅜ 미치겄음.... 아.. 1년만 젊었어도.. 여튼 제 차례 때 토요일 일요일에 글이 안 올라오면 마구마구 패스해 버리셈....

  • profile
    윤주[尹主] 2011.02.26 20:27

    대회의라...다음 회를 기대해야겠네요. 저 회의가 끝나면 본격적인 메인 스토리가 될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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