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24 01:38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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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방, 침대 위에 누워서 눈을 깜빡인다. 잠을 깊게 잔건지, 피로는 느껴지지 않고 아침이면 있었던 비몽사몽도 모습을 감추었다. tv의 전원이 팟 하고 켜지듯 정신이 깬 것은 참 오랜만이다. 평소처럼 잠시 누워있을까 하다가 오랜만에 아침에 제정신인 상태에 허송세월을 보내기엔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지개를 펴고 대충 이불을 정리하고 불을 켰다.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보니 8시 30분이다. 휴일이라 다른 가족들은 마음놓고 늦잠을 자고 있는 듯 하다. 아침에 약속이 있긴 하지만 시간이 넉넉한 것 같아서 부엌으로 가 먹을만한게 없나 하고 살펴보다가 사과를 발견했다. 아침은 간단하게! 사과를 잘 씹어서 한입 베어물었다. 역시 아침에 먹는 사과는 꿀맛! 사과를 먹으며 오늘 입고 나갈 옷을 대충 코디햇다.

갈아입을 속옷을 준비하고 욕실에 들어가 샤워기의 물을 튼다. 손으로 대충 물의 온도를 맞추다고 몸에 물을 적신다. 어께를 살짝 내려가는 긴 머리를 감다가 거추장스러운 느낌이 들어 잘라버릴까 고민한다. 린스를 풀며 깜찍 발랄한 단발머리를 상상해봤지만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박박 감고 샤워를 마친다.

옷을 입고 나서 스킨과 로션을 바르고 에센스를 바른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파우더를 발라준다. 마스카라를 하고 장미향이 나는 립글로즈를 바른다. 마지막으로 볼터치를 살짝 해주니 거울 안에 선녀가 서 있는 것 같다. 향수를 뿌리고 시계를 보니 어느새 10시에 가까워진다. 어젯 밤 엄마한테 차를 빌렸으니 크게 늦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에 오디오를 튼다. 오래전 영화 OST였던 you call it love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창 노래를 들으며 영화에 대한 추억에 잠기다 노래가 끝나서 오디오를 끄고 핸드백을 들고 집에서 나왔다.



"혜란아, 여기야!"

약속시간에 늦지 않고 잘 도착했지만, 이미 다솜이가 나와있었다. 역시 근처의 다른사람과는 다른 튀는 미모가 있다. 저정도는 되야 내 친구라고 할수있지. 암.

"하이~ 일찍왔네?"

"헤헤, 어쩌다보니 일찍 일어났지롱! 기대되는 날이잖아? K대의 얼짱 이건욱씨의 결혼식이라니! 그 이건욱의 결혼이라고. 대학 다닐때 장난 아니었잖아? 혜란이 네가 꼬셔봐도 눈썹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난 그사람 평생 혼자 살 줄 알았는데, 들어보니까 또 깜찍하게 연애결혼이라네! 정말 세상사 모르는거야. 난 또 맨 남자들이랑만 다녀서 호몬줄 알았지. 깔깔깔!"

"푸하하, 맞아맞아. 얼굴도 반반하게 생긴 것들이 맨날 같이 다녔었지. 그래서 우리 눈이 그렇게 즐거웠잖아. 그런 미남들 보기가 쉬운줄 아니? 요새 난 생기다 만 것같은 녀석들을 너무 많이 봐서, 눈의 정화가 필요하다고. 우리 건우를 보면 또 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거야. 으흐흐흐흐흐.."

내가 그렇게 말하자 다솜이가 내 팔을 찰싹 때렸다.

"이 기집애야, 그렇게 변태같이 웃지 말라고 몇 번 말했지! 니가 자꾸 이러니까 남자들이 니 성격 알고 다 도망가는 거 아냐! 넌 기술이 너무 부족해. 남자들 앞에선 내숭이 필수라구, 필수!"

다솜이는 그렇게 말하더니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아방한 표정으로  "얼굴이 뭐가 중요한가요? 중요한건, 마음이에요. 전 마음이 따뜻한 남자가 좋아요."라 하며 얼굴을 붉힌다.

"깔깔깔, 너 따라다니는 남자들이 이 모습을 봐야하는건데! 크크큭, 넌 정말 배우해도 성공할거야!"

나는 다솜이와 수다를 떨며 시계를 봤다. 결혼식까진 아직 시간이 있었다. 물론 일찍 참석해서 신랑 신부 얼굴도 봐야 하겠지만 지금은 아직 오랜만에 만난 다솜이와 좀 더 대화를 하고 싶었다.

"잠깐 차라도 마시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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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지적, 어색한 부분 지적 환영합니다 /ㅂ/
건욱씨는 제가 제일 처음 썻던, 누리군과 부딪혔던 소년(!)의 형일겁니다.
다솜이 성격 바꿔서 죄송합니다. 꾸벅.
그.. 그치만, 역시 착한여자보단 여우같은 여자가 좋잖아요! (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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