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14 06:41

탄광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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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고 뜬금없지만 한 남자가 어느 탄광 안에 만들어진 방 안에서 노트를 꺼내 의자에 편하게 앉아 초조한 눈길로 노트를 펼쳐보는 것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

 

남자는 빠르게 기록 일지의 내용을 읽어내려갔다.

 

-기록 일지-

 

3월 21일 월요일 날씨는 아주 엿 같음.(밖에서 폭풍이 몰아치는 바람에 하루종일 탄광에 틀여박혔음.)

 

ㅁ미치겠다. 하루종일 폭풍이 몰아치는데 이번엔 폭풍을 피해 탄광으로 들어온 등산객으로 보이는 남녀 한쌍이 와서는 나에게 질문 세례를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여기서 살아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뭘 먹으며 연명했는지 내 직업이 무엇인지..

 

그들에겐 나는 원래는 탄광의 주인인데 탄광이 폐광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돈줄이 끊겨버리자 몰락해 여기서 겨우겨우 연명한다고 설명했다. 뭐.. 다 맞는 말이긴 한데 사실 폐광 된것은 다른 이유가 있기도 하지만..

 

그들은 탄광은 총 3구역으로 나눠져있고 3구역은 또 3개의 도로로 나눠진다고 말했다. 그들은 춥다며 안쪽의 2-1에서 잠을 청하겠다고 했다. 난 그들이 3-3에 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오랜만에 사람을 보니 회의감이 들어 일기를 쓰게 되었다. 작업 일지 이후로는 정말 오랜만에 쓰는 일기다. 쓰면서 생각하니 그때 이씨 말을 듣지 않을걸 그랬다. 근대 내가 뭐 까먹은 것이 있는거 같은데 뭐지?

 

3월 22일 화요일 날씨는 여전히 더럽다.

 

어제 까먹은 것이 생각났다. 요즘 먹는걸 깜빡해서 3-1까지 차올랐을 텐데 2-1을 지나가다 발견하지 3-1을 볼 수도 있다. 아직 이른 아침이니 자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재빨리 3-1로 다려갔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들은 3-1에서 과재생한 녀석들을 봐버렸다. 어쩔 수 없다. 그냥 그들이 나에게 이상한 오해를 해서 날 죽이려고 드는 것만 막고 싶을 뿐이다.

 

의외로 녀석들은 나를 무턱대고 의심하진 않았다. 덕분에 거짓말도 술술 할 수 있었다. 뭐 바탕이 되는 사실이 있으니 할 수 있는 거짓말이지만 저건 광산을 파다가 나온 괴물이라 둘러댔다..

 

하지만 사실은..

 

3-1 구역에서 채석 작업을 하던 도중 동굴 하나를 어쩌다가 발견되었다.

 

아무것도 없길래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는데 자꾸 이씨가 동굴 끝까지 가보자고 보챈 것이 문제였다. 하는 수 없이 동굴의 막장까지 갔는데 막장에 뭔 문이 있는 것이다. 열고 들어가보니 콘크리트로 섬세하게 만든 연구 시설이 있는 것이다. 연구 시설을 자세히 살펴보니 밖으로 통하는 문이 있었는데 열고 나오니 산 중턱의 억새 밭이였다.

 

연구 시설을 둘러보던 중 이씨가 연구실의 플라스크 하나를 깨먹었고 그 플라스크 속 액체가 손에 묻었는데 그닥 별 이상도 없고 증상도 없길래 내비뒀다. 이씨는 이거 염산일지도 모른다며 자꾸 손이 화끈거린다고 하길래 비누로 손을 박박 씻으라 하였다.

 

연구실의 종이 몇장을 줏어다 읽었는데 미치겠다. 대충 내용을 요약하면 그 동굴 안에서 영원한 삶을 위해서 세포의 분열을 지속화 시켜주는 약을 개발하는 중이였다고 한다. 뭔 알 수 없는 액체를 섞고 생물 반응까지 얻어서 결국 실패작이긴 하지만 들어낸 것이 보나티움이라는 액체라고 한다.

 

근대 그것을 피부든 어디든 접촉만 하면 일단은 반응이 없지만 햇빛에 노출되면 광합성을 하게 됨으로서 세포 증식이 이뤄진다고 한다. 근대 문제는 세포 증식하는 시간과 속도가 너무 빨라서 결국 살덩어리가 되어버린다고 한다. 물론 지속적으로 햇빛을 받으면 가루가 되어버리지만 어둡고 습한 곳에 계속 두면 증식이 멈추지 않고 계속 된다고 한다.

 

아까 이씨가 플라스크 속 액체에 닿았는데 설마해서 이씨의 숙소 컨테이너로 뛰어가봤더니 이미 컨테이너 가득히 살덩어리가 차오른 것이다.

 

1시간 정도 지나자 이씨는 가루가 되어 사라졌고 같이 자던  조씨와 남선생들은 살덩어리에 끼여 질식사했다.

 

큰일이다 싶었는데 다른 광부들도 보이질 않는 것이다. 도망갔다고 생각하기엔 이런 첩첩산중에 어디 도망갈 때가 있나 싶었다. 그떄 아차하는 생각이 나서 동굴 속 연구실로 가봤더니 역시나 다른 플라스크가 깨져있는 것이다. 다른 광부들도 여기에 멋모르고 왔다가 실수로 플라스크를 깨버린 모양이다.

 

근대 실수가 아니였다. 그놈들은 일부러 깬거다. 제기랄 바닥에는 약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서가 쓰여져 있었다. 주의 사항이 적혀 있지 않아서 다른 녀석들은 멋 모르고 마셔버린 모양이다.

 

혹시나 해서 억새밭으로 통하는 문으로 나가보니 억새 밭에 아주 뚱뚱한 살덩어리가 뒹굴거리고 있었다. 이미 그들은 살에 끼여 질식사해버린 모양이다.

 

어쩔줄 몰라 경찰이라도 불르려 하였다. 전화가 닿지 않기 떄문에 산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한 나는 억새밭에서 다시 연구실로 돌아왔다.

 

근대 내 옆 컨테이너에서 자던 조군이 플라스크 액체를 마시려고 한것이다. 역시나 똑같이 읽은 모양이다. 제길 내 컨테이너와 이씨의 컨테이너는 멀리 있어서 보질 못한 모양이다.

 

말릴려고 했는데 이새끼는 내가 영생을 얻으려는거냐며 뭐라 씨부렁 거리는 거다. 미친 새끼.

 

이눔 시키가 엎어버려서 나까지 액체에 닿아버렸다.

 

하는 수 없이 녀석이 난 영생을 살거라며 지랄떨며 억새밭으로 가서 살덩이를 보고 겁에 질려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계단 쪽에는 햇빛이 비춰지기 떄문에 접근도 엄두를 못내겠다. 그 녀석이 돌아와 나에게 뭐라 하려고 했는데 이미 과증식으로 살들이 흘러 넘치기 시작했다. 난 녀석이 더 뚱뚱해지기 전에 연구실에서 동굴로 데리고 갔다.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생각이 아니다.

 

녀석은 내가 방법이 있는줄 알고 과증식이 계속 되면서도 날 따라왔다.

 

3-3까지 갔으면 됬겠지 싶어 뒤돌아보니 녀석은 이미 과증식으로 숨도 못쉬게 되었다.

 

난 한가지 생각을 했다. 이 산을 햇빛이 안 비추는 밤에 나간다 해도 해가 뜨기 전에 내려가는건 불가능이다. 워낙 험한 산중이라 차가 들어오질 못하기 떄문이다.

 

집으로도 못가고 여기있는 식량들은 읍내에서 사와서 해결했는데 그것마저 안된다면.

 

과증식 하는 녀석의 살점을 뜯어 먹으며 사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살아온지 몇개월이나 된거 같다. 녀석들은 저 살덩어리가 광산에서 나온 정체불명의 괴물인줄 알고 나를 마치 깊은 사연 있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있다. 이곳에서 나가면 햇빛에 비춰지면 가루가 되버리는 날 위해 사람을 부르겠다고 하였다.

 

그런 말을 할줄은 몰랐는데.. 이런 죽여야겠다. 되도록이면 오늘 밤에 실행하자.

 

3월 23일 수요일 날씨 여전히 개 같을것이다.

 

삽으로 여자를 내리쳐 죽일려고 했는데 남자쪽이 아직 안 자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식사할 때 쓰던 식칼을 휘둘렀더니 숫적으로 우세해도 다치는건 싫었는지 도망치기 시작했다. 3-3으로 가버린 모양이다. 바보들 거긴 살덩이로 막혀있는데.. 근대 녀석들이 그곳에 불을 질러서 살덩이를 치워버린 것이다!

 

제길! 내 유일한 식량이! 워낙 불에 잘타는 살덩이라 그런지 순식간에 훅하고 타버린 모양이다.. 하는 수 없다. 녀석들은 연구실 문을 닫고 있었지만 내 방에는 연구실 열쇠가 있을 것이다.

 

억새밭으로 통하는 문은 빛이 들어올까 두려와 잠가놓고 막아버렸으니 나갈 수 없을 것이다.

 

이 일기만 다 쓰고 나면.. 아마 연구실에 플라스크가 남아있는 것이 기억나느 그것으로 새로운 살덩이나 만들어야 겠다.

 

---

 

3장 밖에 안되는 가벼운 일지를 읽고난 후 남자는 뒤를 돌아봤다.

 

죽어있는 탄광의 주인과 그리고 살덩이가 되버린 자신의 애인

 

플라스크 속 액체를 마셔버린 자기 자신.

 

***

 

수집 검사를 만화로 쓰고 있답니다.

 

학교 축제에 제출하려고 준비중인데 완성되면 창조도시 만화란에 올려보겠습니다.

 

최근엔 컴퓨터가 영면을 해버린 탓에 고쳐질 때까지 못오게 됬다고 하빈다. 

?
  • profile
    윤주[尹主] 2011.04.14 07:39

     오, 섬뜩하네요;;


     컴퓨터가 고장나셨군요...어쩐지 최근 안 보이시더라니;;

     모쪼록 금방 또 다른 글로 뵈었으면 좋겠네요. 축제 출품작도 반응 괜찮아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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