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25 18:28

세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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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기 말, 세상은 곧 멸망한다고 세계 여기저기서 수많은 예언자들이 떠들었다. 세상은 곧 망하고, 개벽의 시대가 열린다. 그 개벽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모두 어느 곳 어느 시에 가서 공을 들여 제사를 지내어라.


 수많은 사람들이 혼돈에 빠졌다. 정말로 세상은 멸망하는가. 어느 사람은 재산을 탕진하였고, 또 누구는 사채를 끌어다 흥청망청 써버렸고, 어떤 이는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해 자살을 하였다.


 세상에 혼란이 찾아왔다. 분명, 무언가가 꾸물꾸물 올라오고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알 길이 없었으나, 분명 무언가가 스물스물 올라오고 있었다.


 “잘 들어라, 인간들이여! 세상은 이제 곧 멸망한다. 개벽의 시대가 찾아오며 너희들은 지금 개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것을 믿지 않는 자는 절명할 것이오, 믿는 자는 살 수 있을 것이다.”


 속속 예언자들이 등장하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모두 똑같은 말을 하였다. ‘어딘가’로 가라. 그리고 그곳에서 ‘무언가’를 하라. 그것을 단순 헛소리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쯤되자 믿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문득 건물 옥상에 올라가 보았다. 그리고 난간에 기대어 위태위태하게 휘청거려보았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세상을 거꾸로 바라보았다.


 속이 울렁거렸다. 모든 것이 거꾸로 보이자 사람들의 표정이 왜곡되 보였다. 기괴하게 웃고있는 사람들의 얼굴. 작은 점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들이 명확히 눈에 들어왔다.


 얼굴에 분칠을 한 삐애로가 웃는 듯한 표정. 그 표정을 한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며 입을 쭈욱 찢으며 웃었다.


 ‘이리 내려와’


 그들은 손짓을 하였다. 나더러 얼른 내려오라고. 사람들이 내 아래로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기괴한 표정을 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 단체로 내게 손짓을 하였다.


 ‘내려와, 얼른.’


 서서히 발이 떨어져갔다. 한 발이 먼저 떨어지고 그리고 나머지 한 발짝이 떨어지려는 순간, 무언가가 나를 잡아당겼다.


 휘익!


 고개를 제대로 하자 모든 것이 돌아왔다. 나를 유혹했던 사람들은 온데 간데없고 길거리엔 삶에 쫓기는 바쁜 사람들 뿐이었다.


 그리고 먼 산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겪었던 건 뭐였지. 기괴한 느낌이었다. 나를 아래로 끌어내리는, 마치 그래야만 할 거 같은 그 느낌은 흡사...


 그 순간 나는 무언가를 보았다. 먼 산에서부터 스멀스멀 다가오는 검은 ‘무언가’를.


 “세상은 곧 종말한다! 세상이 정화되고,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예언자가 다시 외쳤다. 예언자를 바라보았다. 그가 하는 말은 과연 진실인가. 아무렴 상관없다. 진실이든 아니든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세상은 지금 이 시간에도 돌아간다.


 “세상은, 곧, 종말한다.”


 예언자가 나를 바라보았다. 아주 먼 거리에서 나를 바라보며 삐애로의 기괴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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