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비가
투명함 없이 소음처럼 흐르는 건
우리의 마음을 비춰서 그런 건 아닐까
소리 없이 창밖으로 외쳐본다
아버지들의 눈물
청춘들의 눈물
기쁨들의 눈물
사랑하는 이들의 눈물
모두 인간이기위해 흘리는 눈물인데
왜 이리도 슬픈지
이 슬픔들이 소매에서 떠올라
회색빛 하늘에 한 대 섞여 이 시대에 내리기에
마음이 간지럽다는 것을
아버지의 슬픔, 청춘의 슬픔, 기쁨의 슬픔, 사랑하는 이들의 슬픔
똑똑똑 하고 내려 내 맘에 노크하면
살며시 문 열어 확인하고
내 소맷자락에도 슬픔이 묻어 있을지 몰라
어쩐지 부끄러워 창밖으로 팔을 내민다
슬픔들에 젖어 내 것이 감춰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