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가려 보려고 해도
결국 떨어지는 빗방울-
이토록 서러운 먹빛 하늘을
그대도 보고 있나요
은신처를 찾아 질주하는
흥건히 젖은 흑백색 눈동자
잠깐의 안식마저도
내게는 허락해 주지 않는 것이 맞겠죠
지금, 이 비가
그대의 하늘에도 내리고 있겠죠
같은 비를 보며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우리
같은 슬픔을 느끼며 정작 이유조차 알지 못하는 부조리함
이 비가 그치고 나서
그대는 우산을 접을 수 있나요
나는 여전히 지나간 빗물을 그리워하며
축축한 길 위를 서성일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