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1 08:49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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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한 슬픔조차 남지 않았다

아무리 당겨 보아도 안팎으로 잠긴 문


무엇인지 묻지 말아다오


나는 다만 실을 잣고

너의 손바닥 위에

하얀 천 조각 하나를

올려놓았을 뿐이다.

 

나의 실(絲) 하나를 둘러맨채

달 하나를 삼키고,

너는 태어났다.


무엇인지 묻지 말아다오


나는 다만 잘려나간 추억을 씹는

반추(反芻)의 슬픈 짐생에서

네 잣는 실 가닥을 구원처럼 붙잡은

또 다른 물레가 되었을 뿐이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감히 영원(永原)을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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