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있다는 것

by 뱀신의교주 posted Jan 0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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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밥을 먹고 싶지도 않고

잠을 자고 싶지도 않아.

 

어느 순간부터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체중은 자꾸자꾸 줄어들고

외모는 자꾸자꾸 초췌해져.

 

하지만

어느 순간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나를 인정해줬을 때

네가 나에게 웃어줬을 때

 

난 살아있다.

 

어느 순간부터

다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감정이란 한 순간 불타다

생명이란 한 순간 불타다

어느 새 조용히 사라지는 것

 

하지만

어느 순간

다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괴로움 고통 절망

이 모든 것들을 느낄 때

난 살아있다.

하루하루가 괴로워도

난 살아있다.

비로소 이제서야 나는

난 살아있다.

 

그래서 난 날 몰아붙인다.

그래서 난 날 경멸한다.

그래서 난 날 자해한다.

그래서 난 날 망가뜨린다.

 

더욱 괴롭도록

그래야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니까.

 

어느 순간부터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말해주었을 때

난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어.

 

그리고 난 너무나 괴로워서

그리고 난 너무나 슬퍼서

그리고 난 나무나 부숴질 것 같아서

 

더욱 고통을 느끼지만

그래도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니까 .

 

죽은 것보다 못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