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하늘은
슬피운다
먹구름 뒤 행복은
뒤로하고 슬픔을 쏟아낸다
그러고는 땅을 친다
부럽고도 얄미운 마음에
빗줄기를 타고 올라보지만
발걸음도 서툰 절름발이는
수산시장 바닥에서 퍼덕이는
생선과 장단을 맞출뿐이다
그러고는 땅을 친다
하얀 해골이 바람에 날릴때까지
붉은 혈관이 하얗게 질릴때까지
썩은 동아줄마저 끊고 날 거부한다면
회색들판을 뚫고 지하로 니가 오라고
그러고는 땅을 친다
희망고문의 소나기도 그치고
메마른땅엔 핏물만이 고이고
무표정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하늘에
투명한 눈빛을 한번 주고는
다시 한번
그대를 위해 통곡한다
그리고...
그러나...
그대가 나의 통곡을 바라는 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