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하늘로 올라간
네 발 달린 내 친구.
책가방을 던져 놓기도 전에
먼저 쪼르르 달려와
털이 다 빠지도록 비비던 녀석.
내가 아파 앓아 누우면
너조차도 사료를 안 먹던
참, 맹랑한 녀석.
산으로 바다로
마냥 신나던 추억을 뒤로하고
너는 차디찬 아스팔트 위로
마지막 인사를 남겼네.
내 손에 꼭 쥐어진
너의 핏값 5만원.
싸늘한 기척 위로
구겨진 종이조각이 흩날리고
너는 5만원 짜리 추억이 되어
다시 우리집 마당에 돌아왔네.
언젠가 꿈에
너를 품고 뛰던 봄 날에
내가 실수로 흘린 건
눈물이 아닐지도 모른다.
아물어가던 어린 마음이 흘린
추억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