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큼
하늘은 여느때와 달리 두꺼워져
머리에 닿을 듯
봄 여름 가을 겨울
딱 한바퀴를 돌아
어느새 여기 이 시간으로
성큼성큼 돌아왔다
마음이 여려서일까
길가의 수국이 흔들릴때마다
한움큼 두움큼씩
고요하던 생각이 흔들어져버린다
이젠 한결같이 설레는
푸념뿐이다 그것도
한움큼씩이나
오늘도 한결같이 설레는
당신을 위한 푸념을 하며
언제나 이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당신과 함께 바라보겠노라,
푸념아닌 푸념을 되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