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흘했던 과거를 떠났다. 과거는 조용히 한 줌 흙이 되었다. 미래에선 크고 화려한 장미 한 송이를 피어냈다. 너를 열렬히 돌보고 심지어 껴안았다. 곧 너는 고개를 떨구었다. 가시만은 자라고 있었지만. 자꾸 자꾸 뒤로 물러서다가 어느 순간 과거, 아니 꿈틀거림을 느껴 뒤를 돌아 보았을 때 한 줌 과거위에 피어난 작은 이름 모를 들꽃. 나는 네 앞에 무릎 꿇고 머리를 숙여도 너는 진자처럼 고개를 가로 저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