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있으리라
사랑을 받지 않으면 시들어버리는.
사랑이 떠나면 시들어버리는.
그래서 사랑을 찾아 떠도는
뿌리 박힌 꽃이 있으리라.
곁에 누군가 다가오면
사랑인 줄 알고 활짝 피는
물 없이는 살아도
사랑 없이는 살지 못하는
꽃이 있으리라.
알고 보면 거짓된 사랑이라도
혹은 알고 있어도 활짝 피는
그래서 그 사랑을 얻으려는
저 홍등가의 창녀처럼
누군가 곁에 다가오며는
활짝 피어버릇하는
사랑을 마시고 사는
꽃이 있으리라.
사람처럼 사는
뿌리 박힌 꽃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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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꽃이 있을 거야.
사랑 받지 못하면 시들어 버리고 마는.
그렇지만 사랑 받기 위하여 활짝 피어버릇하는.
항상 웃는.
내가 슬프다고 축 처져 있고
기분 내키는 대로
나 자신을 학대하듯 슬픔에 빠져들어버리면
나를 사랑해 줄 그 이가 다시 돌아오지않을까봐.
웃어야 해.
꽃처럼 활짝 피어나야 해.
모두에게 웃어버릇해서
내 자신이 슬프다는 것을 숨겨 줘야 해.
혹시 모르지.
내 웃음 때문에
슬펐던 기분이 좋아질 사람도 있을지도.
하지만
홍등가의 창녀처럼
아무에게나 자신을 내어주지만
그렇게 아무에게나 웃어버릇 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활짝 피어주고 싶은 걸.
그걸 왜 모르는 거니.
철없던 2003년 가을 어느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