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아름답다
이 세상이 기계에 물들어도
악의에 물들어도
욕망에 물들어도
우리는 여전히
어디선가 자비를 베풀며
겸손을 미덕으로 삼으며
평화를 간절히 기도하며
사랑받을 사람들
사랑주는 사람들
그들이 모여있는 세상은
말세라고 하지만 검은색은 아니다
사람들 깊숙한 이면 속의 천사들이
소곤소곤 노래를 부르며 만든 하얀색이다
그들도 천사다
연쇄살인을 저지른 사형수도
사람을 등쳐먹는 깡패도
할일없이 떠도는 백수도
길바닥을 핥는 거지도
그대도
나도
전부다
누구하나 천사 아닌 사람은 없다
그렇게 말세의 하얀세상에는
천사란 단 하나도 없는 것이다.
악마는 천사이며 악마의 적은 악마이고 천사는 천사이며 천사의 적은 악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