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노래하는 것은 거울을 보라는 명언을 고수하려는 고지식한 몸부림이 아니다 현실과 마주앉는 것은 환상에 빠진 어린아이를 낚아보려는 구조의 손길이 아니다 애타고도 혹은 멍청하게도 때론 외면당하더라도 그대의 스케치북에 검은 크레파스를 부벼대는건 누구의 빛깔보다도 유리같아서 시선이 관통해 멀리 사라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