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을 쌓는다
노가다판의 아저씨는
핏덩이를 짊어진다
뚝뚝 떨어지는 쓰레기 국물
더럽기는 최고인데
악취는 나지 않는다
탑을 쌓는다
단단한 철심을 기둥으로
하나 둘씩 꿰어지는 붉은 돌
타성에 물든 일꾼은
완공을 위한 고생마저
박살내며 인간이길 포기한다
높다랗게 선 붉은 바벨탑
그 끝에 올라서
작업을 끝내던 노인은
수명을 다한듯 투신자살한다.
하나의 부품.
천사가 된 당신의 타인들을
가지고 싶어서 움직인 수레바퀴
아니
천사의 따사로운 눈동자에서
발견한 시커먼 시선때문에
굴러간 빈깡통.
바닥으로 굴러간 삶 하나는
또 다른 일꾼의 등에 올라탄다.
붉은 안개낀
정신나간 공사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