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재우나 나를 기다리지 않았을테야
그저 어제도 기억하는 임을 기억하기에
사밥사밥이 밟아서 소리도 엿들어볼까
옆으로 이 옆으로 보아도 눈 한켠 멀리 어둠이
손으로 이 손으로 쥐어도 눈 한줌 쥐어 서글피
어깨가 시리고 문득 볼이 저며오는 것도 같다
고개를 숙이고 나면 문득 머리가 저리는 것도 같다
바람이 칼같은 것도 볼에 닿는 아픔은 애초에 없었고
그저 임이 다시 보고싶더라
사무쳐서 눈밭 한 번 뒹굴어 보고 그 뒤 기억 없이
어느새 집에 와서 다른 해에 눈을 떠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