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마저 옷을 벗고 우리가 변해야했던 그 시절이 옵니다. 앙상하던 가지에 없던 잎이 돋아나는 것처럼 돋아났던 그 시절은 이제 단풍드는 그 잎사귀, 잎사귀처럼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갑니다. 주워 간직했던 조약돌은 모래에 묻혀 익어가고 볼에 살며시 피어가는 열기처럼 다시금 우리 앞에 돌아오겠지요. 없던 것은 생겨나나 생겨난 것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단풍잎은 땅에 묻히어 양분이 되고 다시 양분은 새로운 잎새로 현신(現身)합니다. 그리하여 당신마저 옷을 벗고 우리는 변해야했던, 푸르렀던 그 시절은 팔랑팔랑 숨결처럼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