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가로등 하나 껌뻑거린다
불빛 을 향해 쉼없이 날아가는 나방들
골목을 돌아서서 걷는다.
가로등 하나 껌벅이지만
앞은 아직도 어둡기만하다
-길은 보이지 않는다
벽에 손을 얹고
벽을따라 걸어본다
소용없는 짓 이다.
길인지 조차 알 수 없는 곳의 중간에서
나는 까닭없이 주저 앉았다.
저 멀리 가로등은 아직도 껌벅이고 있고
아가리를 벌린 어둠은
통째로 나를 삼켜버린다
무릎이 꺾인다
피가 식어간다
눈 앞이 흐리다-
문득 지나가는 빛 한줄기에
그림자가 불쑥 튀어나온다.
그저 걷는다
끊임없이 걷는다
-길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그저 걷다가
그저 걷다가 사라진다
그림자 간곳을 멍하니 바라본다
바닥을 움켜쥐어 본다
흙이 흐르고있다.
무릎을 거치고 발가락끝을 적시며
아직도 저 끝자락 길의 시작에선
가로등 하나만 껌벅대고
앞은 보이지 않는다
꺾인 무릎은 펴질 생각이 없다
땅바닥을 움켜쥐고 무릎을 끌었다.
그렇게
한걸음 기었다.
온몸으로
온몸으로 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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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처럼 되지 않습니다
퇴고할 생각조차 없는 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