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울고 당나귀도 따라 울고
울음 속에서 감정은 나도 당나귀도 없고
밤하늘에 뜬 달도 가물가물하고
흔적없이 돌이 낡아간다.
당나귀는 좋아서, 그저 웃고
겉돌고 겉돌아 누군가에게 귀속된 나는
울고, 웃음 주위에서 쓸쓸해지고
흙탕물 속으로 침전하여 위로받는다.
울지 않아서 당나귀는 울고
바람이 훅- 하고 부는 서늘한 밤.
그늘에서 나와 당나귀가 서로 마주 보고
나도 없고 당나귀도 없는 불빛을 기다린다.
온종일 휘파람 안에 습기만 가득 차서
축축 늘어져 땅에 떨어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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