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
카멜레온이 나에게 하소연했소.
옛날 흰 옷을 입던 이들이 있었다.
어느 날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이 왔다.
그러자 몇몇이들은 나처럼 색을 바꿨다.
그러던 어느 날
빨간옷을 입은 이들이 왔다.
그러자 또 색을 바꿨다.
그러자 노란옷을 입은 이들이 왔다.
그러자 또 바꿨다.
사람들은 그들을 가리켜 카멜레온이라 불렀다고 말했소.
말을 끝내자마자 그는 억울한 듯 나에게
카멜레온들을 욕보인 놈들은
어디에 있냐고 물었소.
나는 카멜레온에게 말해주었소.
그들의 대부분은 이미 회색비석 밑에 있소. 허나...
그들의 자손들과 새로운 카멜레온들이
아직도 어딘가에 떵떵거리며 살아있을 것이오.
한 숨을 푹 쉬며 답해주었소.
그러자 카멜레온은 나에게 말해주었소.
그런 놈들은 결국 우리가 심판하리라고!
그들은 언젠가는 심판될 시한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