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미워하고 미워하고 또 미워해서 공(空)의 빈 피로 말랐으면. 익숙해서 사진으로도 없는 11개 날개가 핀 곳 거짓으로 내 눈물을 휩쓸다. 한 올 한 올 미워해서 비극처럼 깊게 박혔으면……. 글자로 남은 곳 마른 가지 싹처럼 돋은 곳 이제는 갈 수가 없다. 아, 미워하고 미워해서 빈 피로 새겨진 한 점의 비극으로 남고 싶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