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물결이 굽이치듯
하늘에 바람이 불어오면
가만히 있고 싶어 하는 것들이 없다
가벼운 것들은 온몸을 떨어 환영하고
무거운 것들일수록 얌전한 체 하지만
사실은 불어오는 바람에 기뻐한다
그리고 나는 나부낀다
하늘로 날아가 버릴 것처럼
아니 정말 날아가 버렸다
내 마음은 지나간 바람과 함께 이미 날아갔다
그는 내 영혼을 이끌고 가서
이 둥근 땅을 한바퀴를 빙 돌고 나면
다시 내게 돌려주었다
바람을 타고 스치는 동안 만난 수많은 인연
속눈썹 끝에 맺히는 눈물은
감추고 싶지 않으면서도 감추게 되는 그런 것
잡을 수 없을 줄 알면서도
손을 내밀어 데려오고 싶은 누군가를
다음번엔 바람이 보여줄까
그렇다면 나는 여행을 떠난다
내가 바람이 되어 여행을 떠난다
그리하여
나 또한 누군가의 마음들을 이끌고
한바퀴를 맴돌아오겠지
그 돌아온 자리에서
기쁘게 웃으며 눈을 감고 새로운 바람을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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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습시...
제겐 10점 만점의 11점 입니다.
조금의 함축이 필요할 것 같지만 충분한 풍미가 있어서
빠져들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