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가슴 벅차게 내린다.
가만히 핀 손바닥에
공주처럼 내려앉아
얼굴 붉히며 파르르 떨고는
설레이는 가슴 속으로 사라진다
잿빛 차들이 옆을 쌩쌩 지나치는 찻길
옆 보행자도로에서 살짝 고개를 들면
가로등빛을 끝없이 빨아내는 카리브해보다 깊은
슬프고 검은 심연의 바다를 가득 채우며
한송이 한송이 마음이 설레는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수줍은듯 살랑살랑
수천억 명의 공주님들이
고요히
내 마음에 입맞춤한다
두근거리고, 얼굴이 붉어진다
눈이 가슴 벅차게 내린다